1. 치매의 정의
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의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하여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임상 증후군을 의미합니다. 독일의사 알로이스 알츠하이머는 1906년 어느 50대 여성의 증상을 학계에 보고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몰랐겠지만, 그 증상은 치매였고, 원인 질환은 의사 이름을 따서 알츠하이머라고 명명됐습니다. 치매의 70%는 알츠하이머가 원인입니다.
2. 치매와 건망증의 차이
치매와 건망증은 다릅니다. 건망증은 일반적으로 기억력의 저하를 호소하지만, 지남력이나 판단력 등은 정상이어서 일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건망증 환자는 기억력 장애에 대한 주관적인 호소를 하며 지나친 걱정을 하기도 하지만, 잊어버렸던 내용을 곧 기억해 낸다거나 힌트를 들으면 금방 기억해 냅니다.
치매는 기억력 감퇴뿐 아니라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인격 등 다양한 정신 능력에 장애가 발생함으로써 지적인 기능의 지속적 감퇴가 초래됩니다.
3.치매 환자 현황
93만5086명. 지난해 중앙치매센터가 파악한 국내 치매 환자 수입니다. 100만 치매 환자 시대가 왔지만 아직도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형편입니다. 알츠하이머의 원인도 아직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하였습니다. 다만 치매 환자의 뇌를 연구해 보니 아밀로이드 베타가 많이 쌓이는 것이 관찰됐습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뇌 신경세포 기능을 방해하고 타우 단백질을 확산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은 모두 알츠하이머 발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4. 치매 치료제의 연구
학자들은 단백질 찌꺼기를 제거할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100건이 넘는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그중에 3가지 레네맙, 도나네맙, 렘터네터그 치료제가 임상 실험을 거쳐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레카네맙은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 사용 승인을 받았고, 도나네맙은 미국에서 사용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며, 렘터네터그는 마지막 임상시험이 진행 중입니다. 지금까지는 치매 증상을 보일 때 그 증상을 조금 낮추는 약을 사용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개발된 이들 약은 치매 원인인 알츠하이머를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인류 최초의 치매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 레카네맙
그 첫 번째는 일본 제약사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내놓은 레카네맙입니다. 이 신약의 최종 임상시험(3상)은 2019~2021년 일본, 중국, 미국, 유럽의 235개 의료기관에서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치매 진행 속도가 약 7개월 늦춰지고, 삶의 질 저하도 56% 억제된 것입니다. 상당수 투약군에서는 아밀로이드 베타가 정상 수준까지 제거됐습니다. 임상 시험 결과를 검토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3년 7월 레카네맙을 최초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승인하였고,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약사식품위생심의회도 2023년 8월 레카네맙의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유럽연합의 유럽의략품청(EMA)과 영국 당국은 이 치료제의 승인 검토에 들어갔으며, 조만간 사용 승인 여부를 밝힐 예정입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역시 현재 승인을 검토 중인데 사용을 승인하면 병원에서 레카네맙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치매 환자가 이 치료제를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이 치료제의 대상은 초기 알츠하이머환자입니다. 치매 증상은 아직 없지만 PET-CT(양전자 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로 확인한 아밀로이드 베타가 확인된 경우를 말합니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알츠하이머가 진행된 경우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2) 도나네맙
두 번째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에서 개발한 도나네맙입니다. 이 약의 최종 임상시험 결과는 2023년 7월 공개됐습니다. 세계 8개국에서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1,736명을 대상으로 18개월간 진행환 임상시험에서 투약군은 인지력 저하가 35% 억제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투약군의 약 50%는 12개월 만에 아밀로아드 베타가 제거됐는데, 그 비율이 18개월 차에는 72%로 높아졌습니다. 일부에서는 1년까지 알츠하이머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현재 사용 승인을 검토 중이며 2024년 상반기에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도나네맙은 레카네맙과 같이 정맥으로 투여하는 면역 치료제다.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라는 치료 대상과 약효도 레카네맙과 비슷하다. 다만 아밀로이드-베타가 쌓인 정도와 신경세포의 형태(신경원섬유 매듭)에 따라 투약 시기가 다소 다르다.
(3) 렘터네터그
마지막으로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 리가 개발한 렘터네터그입니다. 더 효과가 빠르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신약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2018년 11월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41명을 대상으로 1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는제, 약 6개월 후 투약군 24명 중 18명(75%)에서 아밀로이드 베타가 제거됐습니다. 환자의 72%에서 아밀로이드가 제거되는 데 18개월이 걸린 도나네맙보다 매우 빠른 결과입니다. 이 결과는 2023년 3월 스웨덴에서 발표됐습니다.
그러나 이들 신약은 아직 알츠하이머를 깔끔하게 치료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단,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해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의미 있게 늦춘다는 의미가 큽니다. 그래서 관련 연구를 이어가면 알츠하이머를 상당 부분 치료해서 치매를 예방하는 치료제가 나올 수 있습니다.
(4) 기타 우리나라의 경우
우리나라 의약품 개발업체인 아리바이오는 경구용 치매 치료제 AR1001을 개발 중입니다. 정맥 주사를 맞으려면 환자가 병원을 찾아야 하고 1시간가량 투여받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입으로 먹는 알약은 그런 불편을 덜 수 있습니다.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미로데나필)을 사용한 이 치료제는 지난해 12월부터 미국에서 3상 임상시험에 들어갔습니다. 국내 식약처도 8월29일 3상 임상시험을 승인했습니다. 한국 150명, 미국 600명, 유럽 300~400명, 중국 100명 등 모두 1200명의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2027년께 결과가 나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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